한순간의 실수로 시작된 길고 긴 여정
솔직히 말해서, 저는 운전 경력 20년이 넘었고, 교통법규 위반도 거의 안 하고 살았어요. 그래서 ‘설마 나한테 교통사고가 일어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날 아침, 정말 단 3초의 방심이 제 삶을 흔들었어요.
직진 중이던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량과 접촉사고가 났는데, 상대방이 오토바이였고 제가 신호를 위반한 상황이라 결국 ‘12대 중과실’ 사고로 분류됐어요. 사고 순간은 정말 순식간이었고, 그 이후의 일들은 정신이 없어서 하나하나 기록하지 않았으면 다 놓쳤을지도 몰라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12대 중과실 교통사고의 합의금 협상 과정, 보험금 지급 절차, 그리고 놓치기 쉬운 유의사항들을 이야기처럼 풀어보려고 해요. 혹시 저처럼 사고를 처음 겪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써볼게요.
사고 순간, 그리고 머릿속이 하얘진 시간
정지선도 없던 교차로에서의 충돌
그날은 평소와 똑같은 출근길이었어요. 근데 비가 조금 오고 있었고, 제 시야가 좀 흐렸던 건 사실이에요. 그 교차로는 신호등은 있지만 정지선이 안 보일 정도로 지워져 있었고, 차 한 대 지나갈까 말까 한 좁은 길이었죠.
우회전하는 오토바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그대로 직진하다가 충돌했고, 오토바이 운전자가 바닥에 넘어졌어요. 정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무릎과 어깨 쪽에 타박상과 찰과상이 있었고, 병원으로 바로 이송됐어요.
경찰 조사, 그리고 중대한 사실 통보
사고 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제가 ‘신호위반’에 해당되는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진입할 때 황색 신호였다고 생각했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빨간 불로 명확하게 보였어요. 경찰이 그 자리에서 바로 “이건 12대 중과실 사고로 처리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피해자와 합의도 봐야 하고, 보험사와도 긴밀히 소통해야 했고,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저도 일하면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느낌이더라고요.
합의금 협상,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이유
피해자 측 변호사 선임 소식
사고가 난 지 며칠 후, 피해자 측에서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이야기를 보험사 담당자에게 들었어요. 이 말이 무슨 의미냐면, 이제 단순한 합의로는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실제로 피해자분이 처음 요구한 합의금이 1,200만 원이었는데, 보험사는 “해당 부상 정도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여기서부터 제가 보험사와 피해자 사이의 중간에 끼어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느낌이었어요. 보험사에서는 가능한 한 금액을 낮추려고 하고, 피해자 측은 오히려 증거를 모아 더 많은 보상을 받으려고 하니까요.
보험사 합의 과정의 현실
처음엔 제가 직접 피해자와 연락하려 했는데, 상대방 측에서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하자”고 선을 긋더라고요. 결국 합의는 보험사 대인담당자가 진행하게 됐고, 저는 그 과정을 계속 공유받는 식이었어요.
보험사는 정형외과 진단서와 치료기록, 입원 일수를 기준으로 손해사정서를 작성했고, 몇 차례 조정 끝에 700만 원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어요. 사실 치료비, 위자료, 통원비, 후유장애 가능성 등 다 포함된 금액이었어요.
보험금 지급 절차, 생각보다 오래 걸렸던 과정
사고 접수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걸린 시간
사고가 난 다음날, 바로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했고, 대인과 대물 담당자가 따로 배정됐어요. 대물은 금방 처리됐어요. 오토바이 수리비 약 150만 원이었고, 며칠 안 돼서 바로 지급됐어요.
문제는 대인 보상이었죠. 보험사에서 병원 진단서 요청하고, 치료비 정산하고, 다시 합의금 조율하고… 결국 모든 절차가 끝나고 보험금이 지급된 건 사고 발생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걸렸어요.
합의 전과 합의 후, 지급 방식 차이
초기 치료비는 병원과 보험사 간의 직접 청구로 처리됐어요. 병원에서는 피해자한테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바로 보험사로 보냈고요. 그런데 합의가 끝난 후부터는 피해자 계좌로 한꺼번에 입금되는 방식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러니까 이후의 치료나 교통비 같은 건 다 피해자가 알아서 쓰게 되는 구조였어요.
이런 것들도 직접 겪기 전엔 잘 몰랐어요. 저도 처음엔 “왜 보험금 지급이 이렇게 느리지?” 싶었는데, 절차상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경험하면서 느낀 유의사항들
사고 순간 블랙박스는 정말 생명줄
제가 신호위반이라는 게 확정된 것도, 그나마 경미한 사고로 처리된 것도 전부 블랙박스 덕분이에요. 사고 직후 당황해서 뭔가 판단이 안 설 때는, 영상이 가장 객관적인 증거가 되니까요. 혹시 아직 블랙박스 안 달린 분들은 꼭 설치하세요.
무조건 보험사 말만 믿으면 안 돼요
보험사도 어쨌든 ‘회사’고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더라고요. 저는 초반에 보험사 말만 듣고 그냥 흘려보낸 정보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피해자 입장에선 불리할 수 있었던 부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스스로 공부하고 확인하는 게 필요해요.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해요
12대 중과실은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가는 구조더라고요. 저는 다행히 피해자가 큰 부상이 아니었고,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져서 형사처벌까지 가지는 않았어요. 합의가 되면 ‘처벌불원서’를 써주기도 하는데, 만약 이게 안 되면 기소될 수도 있으니 정말 신중하게 움직여야 해요.
마무리하며
교통사고는 정말 한순간이에요. 그리고 그 후폭풍은 생각보다 크고, 길고, 정신적으로도 엄청나게 지치게 만들어요. 저는 단순한 실수로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2개월 가까운 조사와 협상, 보험 처리, 감정소모로 이어졌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부디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라고, 혹시라도 겪게 된다면 저처럼 우왕좌왕하지 않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대응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세히 써봤어요.
한 줄 요약
12대 중과실 사고는 신속한 보험 처리와 합의가 관건이며, 블랙박스 영상과 직접적인 정보 확인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