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문자 한 통이었어요
제가 이런 법 관련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정말 예상치 못한 문자를 하나 받았어요. “○○경찰서 형사과입니다. 연락 바랍니다.” 짧은 이 문장 하나가 심장을 철렁하게 만들더라구요.
처음엔 스팸인가 싶어서 무시했어요.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또 오고, 심지어 전화까지 오더라구요. 결국 통화를 했는데, 제 이름이 들어간 사건이 접수됐다는 거예요.
근데 더 충격적인 건,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건번호도 모르는 상태에서 ‘당신이 피의자일 수 있다’는 말만 듣는 상황이었어요. 정신이 혼미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때부터 진짜 하나하나 발로 뛰듯 알아보면서 ‘내 사건 조회하는 방법’이란 걸 처음 배우게 됐어요.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상황
형사님이 사건번호는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나중에’라는 말이 얼마나 애매한지 아시죠? 저 같은 경우는 처음 통화 후 며칠이 지나서야 사건번호를 들을 수 있었어요.
그 사이에는 진짜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혹시 내가 예전에 누군가랑 말 다툼했던 게 문제가 된 건가, 인터넷에서 중고거래했던 게 꼬인 건가, 별 시나리오를 다 떠올렸어요.
사건번호를 모르면 제일 답답한 건 내가 뭔가 대처할 수 없다는 거였어요. 도대체 어떤 사건인지, 누구와 관련된 건지, 경찰서에 가야 하는지,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니까요.
사건번호 없이 내 사건 조회, 이렇게 했어요
당시 제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사건번호 없이도 뭔가 확인할 수 있을까?” 이것뿐이었어요. 경찰청 앱도 깔아보고, 민원24도 들어가보고, 경찰서 홈페이지까지 다 뒤졌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건번호 없이도 내 사건은 조회가 가능하긴 해요. 단, 본인 인증이 꼭 필요하고, 경찰 내부 시스템이 아닌 일반 민원 사이트에서는 정보가 제한돼 있어요.
제가 가장 먼저 해본 건 ‘경찰청 범죄경력회보서’ 요청이었어요. 이건 온라인에선 어렵고 직접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에 방문해야 가능해요. 저는 가까운 지구대에 가서 주민등록증 내고 요청했어요. 거기서 범죄경력은 없다고 나왔지만, 이건 이미 ‘형이 확정된 사건’에만 반영되는 거더라구요.
그래서 그다음에는 ‘경찰민원포털’로 넘어갔어요. 여기서 본인 인증을 거치고 나면, 본인이 피의자인 사건은 확인이 가능해요. 다만, 사건번호가 없으면 전체 조회는 안 되고, 담당 형사의 이름이나 소속 경찰서를 알고 있어야 조회 가능해요.
결국엔 제가 통화했던 형사님에게 다시 연락해서 담당 사건번호를 문자로 받아냈고, 그제서야 모든 게 정리되기 시작했어요.
실수 하나로 일이 커질 수도 있어요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어요. 사건번호를 확인했지만, 저는 여전히 무슨 사건인지 정확히 몰랐어요. 형사님이 “진술서 작성 전에 와서 말씀해주셔야 한다”고 하셨고, 너무 긴장된 마음으로 경찰서에 갔죠.
그 자리에 가서야 전말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예전에 했던 중고거래에서 상대방이 “물건이 고장 났다”며 사기로 신고한 거였어요.
그런데 저는 분명히 제품을 확인하고 보냈고, 택배 송장까지 다 있었거든요. 이게 상황을 정리하려면 제가 자료를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이때부터 문자, 거래 내역, 택배 송장, 카톡 캡처 등 모든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정말 중요했던 게 진술서 작성 전에 어떤 말을 하는가였어요. 괜히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기억이 흐릿한 상태에서 말실수하면 나중에 불리해질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형사님도 “진술은 기록으로 남기기 때문에 최대한 정확하게 해달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그 후 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차근차근 정리해서 진술했고, 다행히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어요. 정말 그날 밤은 오랜만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었던 기억이 나요.
타인 사건번호를 알 수 없는 이유
이 과정을 겪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대응하냐”였어요. 근데 이건 법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더라구요.
타인의 사건번호는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절대 열람 불가예요. 만약 사건번호를 누가 알려줬다거나, 경찰 외부에서 사건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하면 그게 더 문제될 수 있대요.
그래서 결국은 내 사건만 내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고,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요약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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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찰서 방문해서 신분증 제시하고 사건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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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민원포털에서 본인 인증 후, 담당 경찰 이름이나 사건번호로 조회하기
이 두 가지를 알고 있으면 막막하지 않아요.
저는 그 이후로 ‘혹시라도 내 이름이 언급된 사건이 생기면 바로 확인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마무리하며 느낀 점
이 일을 겪고 나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누구나 갑자기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중고거래를 했을 뿐이었고, 상대방과 특별히 다툰 것도 없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거래할 때 정말 꼼꼼히 캡처도 해두고, 가능하면 택배도 운송장 사진까지 찍어둬요. 괜히 ‘괜찮겠지’ 하다가는 나중에 증명할 게 없더라구요.
또 하나는, 사건번호나 경찰 연락을 받았을 때 무조건 겁먹기보단 차분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처음엔 저도 불안해서 잠도 못 잤지만, 하나씩 자료 정리하고 나니까 오히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어요.
독자분들께 드리는 팁과 한 줄 요약
만약 타인 사건번호는 모르는데 내 이름이 언급된 상황이 생긴다면, 절대 당황하지 말고 ‘경찰민원포털’ 또는 직접 경찰서에 방문해서 신분 확인 후 조회하는 게 가장 정확해요. 자료는 미리미리 정리해두면 나중에 억울한 상황에서 큰 힘이 돼요.
한 줄 요약: 타인 사건번호 모를 때는 경찰민원포털과 담당 형사 확인으로 내 사건만 정확히 조회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