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이라는 걸 생각하게 된 어느 날
나이가 40대 후반이 되니까요, 예전에는 그냥 흘려보냈던 생각들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더라고요.
‘내가 지금 하는 일,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일이 끊기면 어쩌지?’
저는 블로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매일 글을 쓰고, 트렌드를 읽고, 검색에 맞춰 콘텐츠를 쏟아내죠. 익숙해진 일이긴 한데, 뭔가 허전함도 커요. 누군가와 함께 뭔가 해본 적도, 정해진 시간에 움직여본 적도 너무 오래됐으니까요.
요즘은 새벽에 눈을 뜨면 그런 생각부터 들어요. 블로그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 나이에 뭘 더 배우는 게 가능할까. 체력도 예전만 못한데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하기는 괜찮을까. 괜히 혼자서 머릿속에서 질문이 돌고 돌아요.
그러다가 하루는 동네 커뮤니티센터 게시판에 붙어 있던 종이를 본 게 시작이었어요.
‘중장년 스마트워크 교육 참여자 모집’
이게 뭐지? 하고 찍어놓고 집에 와서 검색을 해봤죠.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어요. 그냥… 나도 뭔가라도 해봐야겠다 싶었던 정도였어요.
진짜로 한 발 내디뎌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던 일들
센터에 전화했더니 생각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요즘은 50대, 60대 분들도 스마트폰으로 영상도 만들고, 글도 쓰고, 창업도 해요.”
교육은 일주일에 세 번.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부담 없었어요.
처음 가서 놀랐던 건, 수업 듣는 분들이 전부 저처럼 어정쩡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거였어요.
누군가는 퇴직 후 너무 심심해서 왔다고 했고, 누군가는 딸이 블로그로 돈 번다 해서 알아보러 왔대요. 저랑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수업 내용은 생각보다 실용적이었어요. 포토샵을 조금 만져본다든지,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 간단한 블로그 콘텐츠 만드는 요령 같은 거요.
수업 들으면서 ‘아, 이거 예전에는 혼자서 뒤적이며 알아봤는데… 이렇게 알려주니까 훨씬 수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처음에는 수줍어했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서로 얘기도 하고, 블로그 이웃도 맺고, 나름 작은 공동체가 생기더라고요.
뭐 할지 정할 때 계속 비교하고 따졌던 것들
다른 일도 알아봤어요. 공공일자리, 요양보호사, 바리스타 자격증, 도서관 봉사 같은 것들요.
공공일자리는 시에서 운영하니까 신뢰도는 있었어요. 월급은 적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패턴이 생긴다는 게 제일 큰 매력이었죠. 몸도 덜 힘들고요.
반면에 자격증 쪽은 시간을 더 투자해야 했어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요. 커피 만드는 거 좋아해서 바리스타 자격증도 살펴봤는데, 막상 현장에서 오래 서 있는 건 체력이 될까 싶더라고요.
택배 분류나 공장 단기알바도 추천받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하고 싶지 않았어요. 수입은 조금 더 되지만, 몸이 먼저 걱정되니까요.
그렇게 비교하면서 결국 저한테 맞는 건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익숙한 도구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났어요.
결국 내가 선택한 건 익숙한 도구에 새로운 감각 더하기
저는 기존에 블로그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걸 살짝 확장하는 방향을 택했어요.
그게 센터에서 받은 교육을 내 방식으로 실험해보는 거였죠.
예를 들면, 예전엔 그냥 키워드 맞춰서 글만 쓰던 블로그에 ‘경험 기반 콘텐츠’를 넣기 시작했어요. 내가 중장년으로서 시도해본 앱, 내돈내산 제품 리뷰, 오프라인 일자리 체험기 같은 것들이요.
동시에 구청 공공근로에도 지원했어요.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거나 안내하는 일인데 하루 3시간만 하면 됐어요. 월급은 크지 않았지만 정해진 장소로 가는 그 과정 자체가 내겐 ‘삶의 루틴’이 되었죠.
교육도 받고, 간단한 일도 하고, 블로그에도 그 경험을 녹이기 시작하니 이전보다 방문자 반응도 더 좋아졌어요. “이거 진짜 경험이구나” 하는 신뢰가 생기니까요.
경험자로서 느낀 진짜 장점과 예상 못 했던 단점
가장 좋았던 건,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거예요.
예전엔 밤 2시에 자고 아침 10시에 일어나 글 쓰고… 그런 생활이었거든요.
지금은 아침 7시에 일어나고, 밥도 제때 챙겨먹고, 일하고 돌아와서 글도 쓰고. 삶이 조금 더 단정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또,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느끼는 소속감이 생각보다 컸어요.
누군가에게 “요즘 뭐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건, 꽤 큰 힘이에요.
다만 단점도 있어요. 수입이 블로그보다 낮고, 시간 투자에 비해 직접적인 돈벌이가 되는 건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체력 문제도 있어요. 하루 3시간 도서관 업무도 무릎이 시큰거릴 때가 있어요. 게다가 정해진 공간, 정해진 역할에 매이는 게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땐 다시 블로그 글을 쓰면서 균형을 잡아요. 혼자 하는 일과 사회적 활동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지금 제 방식이에요.
실제 내가 조사하고 고민했던 중장년 맞춤형 취업 방법
구분 | 장점 | 단점 | 추천 대상 |
---|---|---|---|
공공일자리 | 시간 부담 적음사회 연결감 생김 | 수입 낮음단기계약 많음 | 처음 시작하는 분, 체력 부담 있는 분 |
자격증 취득 후 활동 | 전문성 생김지속 가능성 있음 | 시간과 비용 필요 | 계획적으로 준비 가능한 분 |
스마트워크 교육 | IT 능력 향상자기 콘텐츠 제작 가능 | 실제 수입까지는 시간 걸림 | 기존 블로그나 온라인 경험 있는 분 |
단기 파트타임 | 당장 수입 발생다양한 일 경험 | 불안정함체력 부담 큼 | 수입이 급한 분, 도전적인 분 |
꼭 해주고 싶은 말, 혼잣말처럼 적어봅니다
누가 제게 물어봤어요.
“지금 하는 거, 돈도 안 되고 귀찮지 않아요?”
그 말에 바로 대답하진 못했는데요.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했어요.
돈만 보자면 당연히 블로그에 집중하는 게 낫죠. 하루에 3~4시간만 투자하면 월수입 200 가까이는 되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돈만으로 못 버티는 시간이 오더라고요.
외로움, 불안감, 목적의 상실… 그게 무섭게 와요.
중장년 맞춤형 취업이란 말, 들으면 괜히 나이 든 느낌 들 수도 있어요.
근데 직접 해보면, 그 말 안에 ‘당신도 괜찮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숨어 있더라고요.
지금 뭐라도 시작하고 싶다면, 크게 거창하게 말고 작게 시작해보세요.
주민센터, 구청, 커뮤니티센터, 무료 교육 이런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나름 괜찮은 기회들이 숨어 있어요.
처음엔 낯설고 어색해도, 일주일만 지나면 또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너무 낮게 보지 마세요.
50대건, 60대건, 지금도 새로운 시작은 분명히 가능합니다.
저도 그걸 아직 증명하는 중입니다. 당신도 함께 해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