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불안에서 시작된 마이너스통장 사용
제가 마이너스통장을 처음 만든 건 회사에서 연봉 협상 끝에 소소한 인센티브가 들어오기 직전이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때도 통장 잔고는 빠듯했고, 갑자기 냉장고 고장이 나면서 예상치 못한 큰 지출이 생겼죠. 할부로 돌릴까 싶었지만, 왠지 그건 더 찜찜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은행에서 일단 한도 1,000만 원으로 개설하고 왔죠. 처음엔 ‘어차피 안 쓸 거야. 그냥 비상용으로만 쓰면 되지’라는 마음이었는데요. 웬걸요. 이게 한 번 손대니까 은근 편하더라고요. 신용카드처럼 쓰면 후불로 처리되니까, 돈 안 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마법이 있었달까.
근데 문제는 바로 그 다음 달부터였어요. 잔고가 마이너스로 찍힌 채로 계속 유지되니까 이자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되기 시작한 거예요. ‘한 달 쓰면 이자가 얼마나 붙는 걸까?’ 그게 진짜 궁금했어요.
이자율만 보면 감 안 와요. 직접 계산해보는 게 제일 정확해요
제가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은 금리가 6.9%였어요. 숫자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았어요. 연이율로는 괜찮은 편이라 생각했죠. 근데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 금액을 보고는 “이게 뭐지?” 싶은 거예요.
예를 들어 1,000만 원 한도 중에 제가 300만 원 정도를 사용했거든요. 딱 한 달 동안 유지된 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쓰고 갚고를 반복했어요.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어요.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는다’는 걸 몰랐던 거죠. 무슨 말이냐면요. 내가 300만 원을 썼다가 며칠 뒤에 100만 원을 갚고, 다시 또 50만 원을 썼다 하면, 각각의 사용 일자별로 다르게 계산돼요.
제가 직접 해본 계산 방법은 이거였어요.
이자 = 사용금액 × 연이율 ÷ 365 × 사용일수
예를 들어 300만 원을 딱 30일 동안 썼다면
300만원 × 0.069 ÷ 365 × 30 = 약 17,000원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걸 모르고 그냥 ‘6.9%니까, 연간 207,000원쯤 되겠지’ 이런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한 거예요. 계산기를 두들겨보니까 실제로는 며칠만 써도 만 원 넘게 붙는 걸 확인하고 멘붕이 왔어요.
순간의 편함이 습관이 되면 무서워지더라고요
마이너스통장이 위험한 이유는 정말 그 편리함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다음 달 월급 들어오면 갚지 뭐’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썼어요.
그런데 생활비가 늘어나고, 또다시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서 한도 내에서 계속 돌려 쓰게 되더라고요.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이자만 갚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거예요. 원금은 그대로인데, 매달 몇 만 원씩 이자로 빠져나가고 있는 거죠.
특히 연초에 세금 폭탄 맞고 잠깐 500만 원까지 썼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이자가 거의 3만 원 넘게 나왔어요. ‘와 이러다간 계속 은행한테 돈만 주겠구나’ 싶었죠.
이자 줄이려면 날짜랑 갚는 순서가 정말 중요해요
마이너스통장 써보면서 알게 된 꿀팁은 딱 하나예요. 갚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빨리 조금이라도 갚는 게 핵심이에요.
왜냐하면 이자가 ‘매일매일’ 붙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상환하면 그만큼 덜 내거든요.
그리고 ‘전부 갚고 다시 쓰는 것’보다 ‘틈날 때마다 조금씩 갚는 것’이 실제로 이자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에요.
저는 월급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마이너스통장에 쓰던 돈부터 일부라도 갚았어요. 하루라도 빨리 갚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진짜 정신 차리고 쓰게 되더라고요.
자동이체 연동은 되도록 하지 마세요
한 가지 실수였던 게 있는데요. 처음엔 관리비나 통신비 자동이체를 마이너스통장에서 걸어놨었어요.
그런데 이게 진짜 비추예요. 무슨 말이냐면, 내가 돈을 썼다는 감각이 없어지니까 계속 마이너스 상태로 유지되거든요.
차라리 급여통장에서 자동이체를 걸고, 정말 급할 때만 마이너스통장에서 쓰는 게 훨씬 정신 건강에 좋아요.
자동이체가 연동되어 있으면 잔고가 빠져나가도 감이 없어요. 결국 통장에 뭐가 들어와도 이자만 털리고 마는 구조가 되더라고요.
다시는 안 쓸 거야 했지만, 현명하게 쓰는 방법은 있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마이너스통장에 사용한 금액을 거의 다 갚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한도는 유지하고 있어요. 이유는 단순해요. 정말 급할 때 쓰면 좋거든요.
대신 철칙을 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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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안에 무조건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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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원 넘게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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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당일부터 갚는 날짜까지 무조건 메모해둔다
이렇게만 정해놓으니까, 예전처럼 이자에 놀라고 멘탈 털리는 일은 없더라고요.
솔직히 마이너스통장은 **‘통장에 없는 돈을 쓰는 것’**이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정말 위험해져요.
저도 한때는 이자가 매달 3만 원 넘게 빠져나가면서, ‘아 내가 진짜 뭘 잘못하고 있구나’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해보니, 다들 몰라서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친구들하고 술자리에서 마이너스통장 얘기를 꺼냈을 때도 다들 그냥 ‘편하니까 쓰는 거지’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자 계산법 얘기해주고, 일별로 붙는 거라고 설명해주니까 다들 놀라더라고요. 어떤 친구는 ‘나는 1,000만 원 그냥 다 빼서 다른 데 넣어놨는데?’ 이러기도 했어요. 그 말 듣고 소름 돋았죠.
한 달만 1,000만 원 쓰고 있으면 이자가 6만 원 가까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런 거 전혀 모르고 ‘그냥 대출이자보다 싸잖아’ 이러면서 쓰는 경우 진짜 많더라고요.
한 줄 요약과 팁
“마이너스통장은 편리하지만, 한 달 이자 계산법 정확히 알고 써야 손해 안 봐요.”
계산법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불필요한 이자 줄일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건 아예 안 쓰는 거겠지만, 어쩔 수 없이 써야 할 상황이라면 최대한 짧은 기간만 쓰고, 갚는 순서 꼭 기억해두세요.
저처럼 감각 없이 쓰다 보면 나중에 이자에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몰라요. 꼭 사용금액, 사용일수 체크해가면서 똑똑하게 관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