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막막했던 시기, 내일배움카드를 알게 되다
작년 이맘때쯤, 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됐어요. 회사를 나온 이유는 단순했어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했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거든요. 퇴사 직후엔 마음이 좀 가벼웠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슬슬 불안해지더라고요.
특히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서 뭔가 새로 시작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구인 공고를 봐도 ’30대 이하 우대’ 같은 말이 너무 많고, 경력 단절로 인식되는 것도 부담됐어요. 그러던 중 지인에게 “내일배움카드 있잖아. 그걸로 배우면서 구직활동도 인정받을 수 있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사실 내일배움카드라는 건 들어는 봤는데, 내가 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알아보니 생각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되겠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내일배움카드 구직등록부터 카드 발급, 교육 수강, 그리고 구직활동 인정까지 전 과정을 겪은 이야기를 써볼게요.
일단 구직등록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이걸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하고 막막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들어가봤어요. 거기서 ‘구직등록’을 하면 실업 상태임을 공식적으로 등록할 수 있거든요.
회원가입하고 나면, 이력서 쓰는 화면이 나오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 디테일했어요. 직무 경력, 자격증, 희망 근무 조건까지 다 입력해야 해서 처음엔 귀찮았지만, 다 쓰고 나니까 왠지 마음이 단단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워크넷에서 구직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내일배움카드 발급 자격도 생겨요. 중요한 건, 구직자 자격으로 신청해야 ‘훈련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월 최대 11만 6천 원까지 받을 수 있어요. 전 처음에 그걸 몰라서 일반인 자격으로 신청할 뻔했거든요.
카드 신청은 HRD-Net에서 진행했어요
구직 등록이 끝나면 이제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할 수 있어요. 이건 ‘HRD-Net’이라는 고용노동부 직업훈련 포털에서 진행해야 해요.
사이트에 들어가서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 메뉴로 가면, 간단한 신청서를 작성하는 화면이 나와요. 여기서도 간단하게 본인 정보 입력하고,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체크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IT 계열에 관심이 있어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관련 교육을 선택했어요.
중간에 ‘훈련희망카드 작성’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는 내가 왜 훈련을 받고 싶은지 간단한 동기와 목표를 적는 칸이에요. 이게 나중에 상담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니까 너무 대충 쓰지 마시고, 진짜 내가 배우고 싶은 이유를 쓰는 게 좋아요.
신청이 끝나면 고용센터에서 연락이 와요. 저는 일주일쯤 지나서 상담 예약 문자를 받았어요.
고용센터 상담은 직접 가야 해요
상담은 꼭 오프라인으로 가야 했어요. 지역 고용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저는 집 근처에 있는 고용센터에서 오전 10시에 예약을 잡았어요.
상담사분이랑 30분 정도 얘기했는데, 생각보다 진지하게 제 상황을 듣고 도와주시더라고요. 제가 IT 직종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말을 하니까, 관련 교육 중 평이 좋은 과정들을 몇 개 추천해주셨어요.
상담 끝나고 나면 카드 발급이 승인되는 구조예요. 전 상담 당일에 바로 승인 문자가 왔고, 카드 수령은 보통 7일 이내에 집으로 배송되더라고요. 저는 4일 만에 우편으로 받았어요.
실제로 수강 신청까지 해봤어요
카드만 있다고 끝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중요한 건 어떤 과정을 듣느냐였어요. HRD-Net에 들어가면 수많은 훈련과정이 있는데, 처음엔 진짜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었어요.
제가 선택한 과정은 ‘유튜브 영상 편집과 콘텐츠 제작’ 과정이었어요. 제가 블로그도 하고 있으니 이걸 배워두면 나중에 유튜브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과정은 약 2개월짜리였고, 주 3회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됐어요. 초반엔 ZOOM으로 수업 듣는 게 조금 어색했는데, 나중엔 강사님이 질문도 받아주고, 과제도 체크해주셔서 진짜 학원 다니는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좋은 건 교육비 부담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에요. 총 교육비가 80만 원이었는데, 자비부담금은 10만 원도 안 됐어요. 그마저도 훈련참여 장려금으로 일정 부분 커버가 되더라고요.
구직활동 인정 여부도 확실히 챙겨야 해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게 ‘내일배움카드 교육을 받으면 실업인정 되나요?’일 텐데요, 저도 그게 궁금해서 고용센터에 직접 물어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구직활동으로 인정돼요. 예를 들어 실업급여 수급 중인 분들은 매번 구직활동 2건 이상 해야 하는데, 내일배움카드 교육과정 수강도 구직활동 1건으로 인정이 돼요.
다만, 출석률이 80% 이상이어야 하고, HRD-Net에 출석이 잘 기록돼야 실업인정일에 정상적으로 인정돼요. 저는 이걸 몰라서 출석 체크 안 한 날이 있었는데, 다행히 담당자분이 미리 알려주셔서 정정했어요.
직접 해보니까 장단점이 명확하더라고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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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 부담이 확실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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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률만 잘 지키면 실업인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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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이 실용적이고 현장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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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 후 취업 연계나 자격증 취득에도 도움 된다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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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 신청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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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상담이나 행정처리가 느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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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잘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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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관리가 중요하다 (대충 들으면 손해)
진짜 느낀 점은 ‘이거라도 안 했으면 후회했겠다’
솔직히 처음엔 ‘내가 이 나이에 뭘 새로 배워’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데 진짜 해보니까 오히려 더 늦기 전에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육과정 수강하면서 오랜만에 뭔가 배우는 기분이 들었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다시 자신감도 생겼어요.
지금은 영상 편집 프리랜서 일도 조금씩 받아보면서 블로그 운영 외 수익 루트를 하나 더 만드는 중이에요. 물론 쉬운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불안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팁
내일배움카드는 ‘나이’가 아니라 ‘의지’로 시작하는 거예요. 귀찮더라도 구직등록부터 차근차근 해보세요. 시작하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한 줄 요약
내일배움카드는 40대에게도 진짜 괜찮은 기회예요. 구직등록부터 발급까지 어렵지 않으니, 한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려요.